하루 7∼8시간 규칙적 수면이 건강을 지킨다

수면은 호흡 음식 물과 함께 인간의 기본 리듬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다. 충분하고 질 좋은 수면은 조직 회복과 면역 기능 증진 기억과 학습의 정리 감정 조절 등 다양한 생리·인지 기능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 반대로 수면 시간이 지나치게 짧거나 길고 수면 시간이 들쑥날쑥 불규칙하면 심혈관계 질환과 조기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한양대병원 연구팀이 약 1만 명의 성인을 평균 15.5년 추적한 대규모 코호트 분석은 수면 시간과 규칙성의 결합이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성별 연령별로 세밀하게 보여주며 개인 맞춤형 수면 관리의 필요성을 다시금 부각시켰다.

연구 개요와 핵심 결과

이번 연구는 경기도 안성·안산 역학연구에 등록된 40세에서 69세 성인 약 9천641명을 대상으로 평균 15.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일일 수면 시간을 7∼8시간 미만 적정범위 7∼8시간 미만·8시간 이상 등으로 나누고 수면의 규칙성을 추가 지표로 삼아 사망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수면 시간만으로도 장단점이 존재했지만 규칙성의 여부가 결합될 때 위험도 변화가 뚜렷해졌다. 구체적으로 하루 8시간 이상으로 장시간 수면을 취한 집단은 적정 수면 집단에 비해 사망 위험이 평균 27퍼센트 높았고, 7시간 미만 단기 수면도 사망 위험을 상승시키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불규칙한 수면 패턴은 수면 시간의 유해성을 증폭시켰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짧은 수면과 불규칙성이 결합될 때 사망 위험이 최대 38퍼센트까지 증가한 반면 여성은 장시간 수면과 불규칙한 패턴이 결합될 경우 사망 위험이 무려 78퍼센트까지 치솟았다. 연령대별 분석에서는 중년층이 수면 부족에 상대적으로 민감했고 노년층은 과도한 수면의 부작용에 더 취약한 양상이 관찰되었다. 연구진은 수면 부족 과도한 수면 수면의 질 저하 및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장애가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미쳐 결국 사망 위험을 높이는 기전으로 설명했다.

규칙적 수면의 중요성과 성별·연령 차이 해석

왜 규칙성이 중요한가. 인간의 생체시계는 햇빛과 식사 운동 등 규칙적 신호에 맞춰 리듬을 유지한다. 수면 시간이 들쑥날쑥하면 호르몬 분비 신진대사 및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져 염증 마커와 혈압 변동이 증가할 수 있다. 규칙적 수면은 멜라토닌 분비와 하루 리듬을 안정시켜 심장과 혈관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같은 총 수면 시간이더라도 시간적 규칙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건강 결과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성별 차이는 생물학적·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여성은 수면의 질과 호르몬 변화에 민감하고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표현형이 남성과 달리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장시간 수면과 불규칙성이 심혈관 부담으로 직결될 여지가 있다. 또한 중년기와 노년기의 생활 패턴·만성질환 유병률·약물 복용 등도 수면과 사망 위험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준다. 이런 차이는 일률적 권고로 해결되기 어렵고 개인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 권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수면 건강 전략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누구나 생활 속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천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들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규칙성을 확보하라. 주말에 지나치게 늦잠을 자는 소위 사회적 제트랙 현상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일일 총 수면 시간은 7∼8시간을 목표로 하되 개인의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되 장기적 과다 수면을 습관화하지 말라. 셋째 낮에 규칙적 신체활동을 하고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는 취침 몇 시간 전부터 제한하라. 넷째 밤 시간에 전자기기 사용을 줄여 수면 전 멜라토닌 분비를 돕고 빛 노출을 관리하라. 만약 낮 시간 과도한 졸림이나 심한 코골이 호흡정지 증상 등이 있다면 전문의의 평가를 받아 수면무호흡증이나 다른 수면장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수면장애는 치료 가능한 질환이며 적절한 치료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약물을 복용 중인 경우에는 수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정책적·공중보건적 제언

개인 차원의 실천과 더불어 공중보건 차원의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 수면은 개인의 생활 습관으로만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간 문화 주·야간 교대 근무의 구조적 문제와 밀접히 연결돼 있다. 정부와 기업은 근로시간 단축과 탄력적 노동 운영을 통해 수면 위생을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학교는 청소년의 수면 부족을 막기 위해 등교시간 조정과 과도한 숙제 학습 환경 개선 등 실질적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또한 국민 대상 수면 건강 교육을 확대하고 수면 클리닉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수면 건강 취약계층을 선별해 맞춤형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장기적으로 심혈관계 부담을 줄여 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 규칙적이고 적정한 수면이 장수와 건강의 기초

한양대병원 연구는 수면 시간의 길고 짦음뿐 아니라 규칙성이 사망 위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여성에서 장시간 불규칙한 수면은 사망 위험을 크게 높였고 연령대에 따라 민감성이 달라졌다. 따라서 개인은 매일 규칙적으로, 하루 7∼8시간 정도의 수면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수면장애 의심 증상은 조기에 진단받아 치료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면 건강은 개인의 의지뿐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지원에 의해 좌우된다. 노동 정책 교육 제도 보건 서비스가 함께 수면 환경을 개선할 때 비로소 국민의 심혈관 건강과 전체 사망률 감소라는 공공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수면은 사소한 휴식이 아니다. 규칙적이고 적정한 수면은 건강한 삶의 토대이며 장수의 필수 조건이다.